━━━━⊱ 지난 줄거리 ⊰━━━━
과연 주인공은 비키니 시티의 물귀신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까요?
최고의 감동 실화 휴먼 다큐멘터리, 개봉 박두!
아즈사 미노루 만나서 반가워. 오늘은 최고의 밤이네.
아즈사 미노루 바람은 쌀쌀하지, 밖은 습하지. 꼭 을씨년스럽다고나 할까.
아즈사 미노루 살갗을 스치는 공기가 묘하게 반가운걸.
아즈사 미노루 도피행을 떠나기에는 딱 좋지 않아? 아니면 새 출발이라든지.
아즈사 미노루 …
아즈사 미노루 무슨 일이야? 심해어 같은 얼굴을 하고.
아즈사 미노루 뭐라도 말해보지 그래?
아즈사 미노루 할 말이 있잖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
아즈사 미노루 그도 그럴 게.
아즈사 미노루 너는, 나를 알고 있을 테니까.
✦ 알고 있어
✦ 몰라
어허! 엄마가 이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래요
아즈사 미노루 아하하! 장난이 좀 지나치네!
아즈사 미노루 그래.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아즈사 미노루 너는, 나를 알고 있어.
아즈사 미노루 왜 그렇게 섭섭한 말을 해?
아즈사 미노루 상처받잖아.
아즈사 미노루 평상시의 넌 남한테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닐 텐데.
아즈사 미노루 애초에 이런 밤길을 걷다 누가 말을 걸었는데도
가만히 서서 듣고 있는 시점에서 너도 눈치챘겠지?
아즈사 미노루 인지가 미치지 않는, 이상 사태라는 걸 말이야.
아즈사 미노루 아하, 표정을 보아하니 맞나 본데?
아즈사 미노루 도망친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줘.
아즈사 미노루 너는, 나를 알고 있잖아.
✦ 시끄러워
✦ 몰라
아즈사 미노루 …
아즈사 미노루 ……계속 그렇게 나오기야?
아즈사 미노루 모른다고만 하면 다냐고.
✦ 당신 같은 사람 몰라
아즈사 미노루 ……
✦ 그야 그렇잖아
✦ 당신은 아즈사 군이 아닌걸
아즈사 미노루 …
이제 보니 주인공도 물귀신 놀리는 데 맛 들인 것 같다
아즈사 미노루 아하하. 뭐야, 알고 있었구나.
아즈사 미노루 그렇네. 응. 정답이야.
아즈사 미노루 넌 나를 모르겠지. 다시 인사할게. 만나서 반가워.
아즈사 미노루 근데 솔직히 너도 알잖아? 진짜니 가짜니 따져 봐야 의미 없다는 거.
아즈사 미노루 나는 나. 너를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어.
아즈사 미노루 아즈사 미노루라고. 너만의 연인.
아즈사 미노루 눈을 피하지 마. 날 봐.
아즈사 미노루 그래, 맞아. 나는 괴물이야. 지나간 청춘에서 기어 나온 고름.
아즈사 미노루 벌레처럼 네 머리를 헤집고 나온 추악한 존재. 너도 웃기지?
아즈사 미노루 이해가 안 돼? 영문을 모르겠어?
아즈사 미노루 헛수고야. 이곳에 네가 이해할 수 있는 현상 따위는 단 하나도 없어.
아즈사 미노루 이 모든 수수께끼의 답은 해저 깊은 곳에 잠들어 있으니까.
인간의 몸으로 다가갈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마.
아즈사 미노루 내가 있잖아. 지금 너의 눈앞에. 확실한 건 그뿐.
아즈사 미노루 선택지는 없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미래는 존재하지 않아.
아즈사 미노루 다시 말해 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거 아니겠어.
아즈사 미노루 조금이나마 즐겁고 편안하게 가고 싶지 않냐 이 말이야.
아즈사 미노루 이치에 거스를 수 없다면 적어도, 말이지.
✦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
아즈사 미노루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아즈사 미노루 이걸 쓰게 하지 말라는 거야.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아즈사 미노루 알았어? 알아들었지? 상식이고 논리고 전부 집어치워.
아즈사 미노루 단념하라고. 모든 걸.
아즈사 미노루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아즈사 미노루 …
✦ 끄덕인다
아즈사 미노루 …저 밑바닥까지, 가자.
치트키 멈춰!
ENDING F 아즈사 군의 모조품
기록: 연구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어떤 이상 현상을 조사한 보고서가 열려 있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건 아닌 듯해서
몇 가지만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 2페이지
연구원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마츠키 씨 네…
연구원 그럼 그것… 당신의 죽은 아내를 발견한 날,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마츠키 씨 특별히 달랐던 건 딱히… 여느 때와 다름없는 퇴근길이었어요.
마츠키 씨 아, 그러고 보니 그전까지 비가 내렸었죠.
역에서 나왔을 땐 이미 그치고 난 뒤였습니다.
연구원 그렇군요. 그 밖에 다른 것은?
마츠키 씨 이렇다 할 만한 건…
연구원 그럼 어떠한 경위로 그것과 만나게 됐는지,
한 번 더 자세히 들려주시겠습니까?
마츠키 씨 그게, 정말 평소랑 다름없었다니까요. 한 20시 정도였나.
딸아이가 기다리고 있으니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에
종종걸음으로 걷다 보니까 앞에 사람이 보이더군요.
마츠키 씨 밤에는 거의 왕래가 없는 길이라,
별일이다 싶어서 조금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그랬더니…
연구원 그랬더니?
마츠키 씨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더라고요. 체격이며, 옷이며.
아내가 옛날에… 저랑 사귈 때 자주 입던 거였어요.
마츠키 씨 그리고 얼굴, 얼굴을 보자…
마츠키 씨 틀림없는 아내였습니다. 조금 젊었지만.
학창 시절의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아 있는 그녀.
연구원 옛 모습이었다라…
마츠키 씨 네… 처음엔 꿈인지 생시인지 긴가민가했습니다만,
분명 아내의 혼이 마중 나온 거라는 생각에 마냥 기뻤어요.
마츠키 씨 그녀도 저를 보더니 "오랜만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원 대화를 했군요. 그 밖에 무슨 말을 하던가요?
마츠키 씨 그 다음부터는… "보고 싶었어?" 같은 얘기가 오갔던 것 같아요.
저 혼자만 막 떠들어 버려서…
마츠키 씨 아, 아뇨. 아니에요. 제게 물었습니다. "같이 가 줄래?"라고.
연구원 …
마츠키 씨 전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세상이든 어디든 그녀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마츠키 씨 …염치없지만 날마다 늘어나기만 하는 일을 하면서,
혼자 집안일을 하고 딸아이를 돌보는 생활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던지라.
마츠키 씨 분명 아내가 나를 마중하러 왔구나.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연구원 … 하지만 당신은 그것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군요?
마츠키 씨 ……
마츠키 씨 딸아이가.
연구원 따님이?
마츠키 씨 서류 가방에서 딸아이가 그린 그림이 떨어졌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아이를 두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츠키 씨 거절했습니다. 그쪽에는 갈 수 없다고. 그리고 그녀를 봤더니…
마츠키 씨 ……
연구원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긴장하지 마세요. 심호흡하시고.
마츠키 씨 죄송합니다…
마츠키 씨 그녀는, 그녀는… 녹아 있었습니다. 틀림없이.
그것은 녹아 있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마츠키 씨 녹아서 형체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나 할까요…
연구원 제안을 거절했더니 그렇게 됐다, 이 말씀이군요.
마츠키 씨 모르겠습니다.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딸아이가 그린 그림이 괴물의 정체를 밝혀 준 건지.
마츠키 씨 그래요. 그건 아키호가 아니었습니다. 흐물흐물한 무언가. 흐물흐물하고…
마츠키 씨 그것은. 웃고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아키호가 되지 못해 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츠키 씨 그것은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유령조차도. 그것은, 그것은 괴물입니다.
그것은, 그것은… 그것은 대체 뭐죠?
연구원 저희도 모릅니다. 실제로 놈들과 대치한 적이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 마츠키 씨.
마츠키 씨 으으…
연구원 당신이 쥐고 있는 놈들의 정보가, 분명 진실을 밝힐 열쇠가 될 겁니다.
마츠키 씨 …
마츠키 씨 형체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그것은,
액체로 변해 웅덩이와 섞였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마츠키 씨 글쎄요. 섞인다고 할지, 웅덩이에 가라앉아 어디론가 사라진다고 할지.
마츠키 씨 그 뒤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연구원 그렇군요… 그 밖에 놈들에 대해 뭔가 아는 건 없습니까?
마츠키 씨 그 밖에…
마츠키 씨 …푸릅니다. 눈이.
연구원 눈?
마츠키 씨 푸른, 푸른 눈이, 푸른 눈이 여럿 있는데.
마츠키 씨 아뇨. 눈은 하나입니다만 …
마츠키 씨 그렇지만 푸른색이 여럿, 푸르고. 푸른색이 여럿……
연구원 마츠키 씨.
마츠키 씨 푸르고 하나입니다만, 여럿이서 저를 비웃듯이 쳐다보는데
푸른 눈이 여럿이서 저, 눈이 마주쳐 푸른색, 푸른색, 푸른색, 푸른색 …
연구원 마츠키 씨, 침착하세요. 괜찮습니다. 괜찮으니까.
마츠키 씨 많다고요! 푸른색이! 보고 있습니다!
저는! 틀림없이 저를 보고 있었다고요! 그건! 그건!
연구원 조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누가 신경 안정제 가져와!
마츠키 씨 그것은, 꽃이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그렇게 SAN치가 0이 된 마츠키 씨는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되었다...는 농담이고
기억 말소돼서 멀쩡하게 사신다고 합니다
◈ 3페이지
일단 6번째 사례가 방금 인터뷰에서 나온 마츠키 씨고
주목할 부분은 4번째와 5번째인데, 이들은 각각 옛 애인과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한 무언가에게 끌려갔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실제 옛 애인과 담임 선생님은 지금도 멀쩡히 살아 있는 상태다
만약 이 무언가가 죽은 사람뿐만 아니라 산 사람의 모습도
흉내 낼 수 있다면 진짜 아즈사 군은 살아 있는 걸까?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수수께끼는 점점 깊어져만 간다...
오역/오타는 댓글로 남겨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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